<초록은 어디에나> 리뷰
2년 전 읽은 트로피컬 나이트 이후로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소설을 찾았다. 초록과 식물, 비뚤한 일러스트의 조합에 이끌려 책을 골랐다.임선우 작가의 책은 이번에 처음 접했는데 작가가 슬픔을 전하는 온도가 부담스럽지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.어떤 소설은 그 슬픔이 더 깊고 진하게 표현되어 책을 읽으면서 정신이 더 고갈되는 느낌이 있는데, 이 소설은 완전한 타인에서 시작된 짧고 옅은 만남으로 각자의 슬픔에 대해 상대에게 나열하는 과정이 마음에 들었다. 막중한 책임감과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, 애정 과 같은 후덥지근한 관계가 없어 오히려 숨통이 트였다. 또한 내가 우리가 비유와 은유로 사용하는 것들을 물리적 공간으로 끌어와 표현하는 기법이 쓰여 좋았다. 가령 변신에서 그레고르가 쓸모를 상실한 인간, 벌레 ..
2025.04.11